<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 일본특유의 기묘함과 따뜻함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 일본특유의 기묘함과 따뜻함

독서 기록

by 서닝구 2019. 6. 7. 04:00

본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지적 허영심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왠지 어렵고 두꺼운 책들만 접해보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읽기 꺼려했던 것을 인내로 읽어 냈을 때의 뿌듯함이 컸기 때문이다. 독서가 즐거워서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에게는 인내도 필요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책, 그러면서도 읽으려고 집착하려고 한 책들로 둘러 싸여있을 때 독서를 전혀 안 하는 동생이 산, 성인이 돼서 처음 읽었다는 책이 눈에 띄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책에 존재에 대해서는 오랜기간 베스트셀러로 남아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도 많이 읽기도 하고. 하지만 읽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한 재미있는 이야기 책으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깊게 생각해 볼 기회도 없을 것이고 너무 쉬운 주제를 갖고 있는 그저 재미를 위한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심오하고 무거운 존재에 대한 동경심 때문이었다. 독서 시기의 중2병을 겪는 것 같기도 하다.

 

내용이 쉽게 읽혀 새벽에 후루룩 다 읽었다. 읽기가 편했고 스토리가 따뜻했다. 일본 특유의 시공간을 왜곡시킨 기묘함도 함께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꽤 읽었는데 같은 일본 작가여서 그런지 소재와 기묘한 느낌이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인물들이 나중에는 한 데로 모여 서로의 인생에 기적이 일어난 것도 그러하다.

 

나의 독후감에는 줄거리가 없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나를 둘러싼 상황과 느낌, 생각을 기록하고 싶다. 내 독후감은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안, 설득, 주입 시키는 것이 아니라(내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신 혼자가 아니라고 응원하는 방향로 진행하고 싶다.

 

읽으면서 '에이, 이건 너무 대놓고 비현실적인 거 아냐?' 하는 약간 유치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어차피 소설이고 읽는 동안 마음을 촉촉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면 성공적인 독서인 것이다. 독서 중2병을 앓고 있는 내 마음을 치유해준 것처럼 말이다. 개봉한지는 시간이 좀 지났지만 영화로도 제작된 책이다. 등장인물들이 영화 상으로는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아직은 내가 상상하는 외모로 간직하고 싶어서 영화 접해보진 않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고 싶다.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 하는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잘 알겠다.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당신의 노래에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이 만들어낸 음악은 틀림없이 오래오래 남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답장을 써주려는 거야.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