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슈<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나의 회사생활'(리뷰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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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슈<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나의 회사생활'(리뷰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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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닝구 2019. 6. 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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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편은 나의 회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진행하려 한다. 출퇴근 시간과 업무가 없을 때마다 책을 읽었기 때문에 업무를 하면서 책의 내용이 생각이 났다. 리뷰 2편에서도 한 말이지만,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하는 독후감이므로 공감이 잘 안될 수도 있고 책 내용을 100% 이해한 것이 아니라서 대입이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런 곳이 발견된다면 댓글로 피드백을 주셨으면 한다 :)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 타자의 얼굴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다."

자기 시점에서 세상을 이해한다 해도 그것은 타자에 의한 세상의 이해와는 다르다. 물론 타자의 견해를 '네 생각은 틀렸어'라며 부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인류에게 일어난 비극의 대부분이 자신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고 단정한 데서 야기되었다. 그러나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른 타자를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 p.162

 

출근기록을 하면서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디자이너인 나는 영업마케팅 사람들과 다른 협력업체의 사람과 일을 하고 있다. 모든 일이 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종종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지는 때가 많다. 

아침~낮 시간에는 영업팀이 거의 미팅을 나가서 디자이너들이 사무실에서 멍 때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퇴근이 전달사항이 너무 늦게 내려오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전달을 해준다면 제시간에 수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협력업체의 사람들도 내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많은 수정사항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신도 늦게 하고 답장도 매우 늦다. 내내 놀다가 저녁부터 일을 시작해 야근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아직까지도 마음가짐까지 고친 건 아니지만 머리로는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라는 말을 새기고 업무에 임하려고 한다. 물론 정시퇴근을 하는 게 당연한 것이지만 그들이 늦게 확인하고 늦게 전달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어찌 보면 얼른 집에 가서 쉬려는 나의 마음 때문에 나의 업무 프레임을 그들에게 씌운 거나 마찬가지다.

회사 워크샵을 가서 영업마케팅 사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그들의 업무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내 업무에 한정된 효율'보다는 '회사 전체의 효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벽을 보고 일을 하게 되면 상대방을 오해하게 되고 나의 시점으로만 사물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더 높을까? - 권력 거리

부조종사가 조종타를 잡고 있을 때는 상사인 기장이 부조종사의 행동과 판단에 자연스럽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기장이 조종타를 쥐고 있을 때 부하 직원인 부조종사는 과연 기장의 행동이나 판단에 반대 의견을 솔직히 말할 수 있을까? 아마도 대개는 심리적인 저항감을 느낄 것이다. - p.180

 

이 책은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이유가 부조종사가 심리적 저항감 때문에 반대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명피해와 직결되어있는 사고가 개인의 의견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매뉴얼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이유가 오히려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는 사원 5명의 아주 작은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팀장님이 휴가를 쓰게 되면 신입인 나와 J씨는 아주 예민해진다. 왜냐하면 디자인 데이터를 보내기 전에 한번 더 확인해줄 사람이 부재하고 오로지 내가 판단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팀장님이 계실 때 보다 실수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 당시 팀장님은 '사수가 없어졌을 때 제일 많이 발전한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예민한 시기를 지나면서 스스로 업무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정말로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지금의 회사도 대리님이 말씀하신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해요. 오히려 지금이 더 실수가 적고 나중 가면 더 실수를 해요'라고.

나의 입장에서만 해당하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이유는 부조종사는 자신이 조종을 할 때는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기장은 그 일에 익숙해져 오히려 실수를 범하는 확률이 높아서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이 책의 리뷰를 3편이나 나눠서 쓰게 되었다. 사실 더 할 말이 많은데 이제 다른 책으로 떠날 때가 된 것 같아 이만 줄여야겠다. 앞으로 읽어야 할 책도 엄청 많이 밀려있다. 독서의 시간이 원하는 것보다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다. 백수일 때 더 많이 읽어두었어야 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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