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3주 차 기록]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순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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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3주 차 기록]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순 없군"

출근-집 기록

by 서닝구 2019. 6.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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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를 한 지 3주 어려움 없이 업무를 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이 풀려서 그런지 조금의 실수가 발생했다.

대표님이 지난 날 업무 회의 때 다음 날 오전까지 디자인 시안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급하게 들어온 다른 업무 때문에 잊어버린 것이었다. 이미 시안은 정리가 되어서 카톡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큰일이 난 것은 아니었는데 그때 들은 대표님의 말투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거 달라니깐요?"

 

들을 당시에는 '왜 저래 예민한가' 하고 말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분이 더 나빠졌다. 전에 다녔던 회사 대표님도 예민할 때면 겉으로 표시가 나긴 했지만 대놓고 이런 어투를 쓰는 대표는 처음 본다. 대표들은 다 그런가. 그냥 달라고 하면 되는 걸 누가 보면 달라고 몇 번이나 요구하고 시간이 꽤 지난 것인 양 날이 서있었다. 급하게 하고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다른 디자이너에게 그 일을 토스했다. 그런데 디자인 수정 요구로 계속 나를 부르는 것이다. 내 모니터가 뻔히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으면서 다른 일로 바쁜 나를 부른다. 디자이너가 나뿐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수정 사항이 꽤 많고 설명이 길어서 그 수정까지는 내가 할 테니 그 뒤로는 토스한 디자이너와 진행을 하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들 만의 카톡방에서 Y디자이너와 E디자이너로부터 '대표님 오늘 예민하신가 봐요 왜 닝구 씨한테..' 라며 톡이 왔다. 디자이너들끼리 친해지고 서로 토닥여주는 장소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게 없다면 나는 아직도 "그거 달라니깐요?"에 얽매여있을 것 같다.

 

요즘 국가에서 시행하는 '청년 내일 채움 공제'에 디자이너들이 가입을 하고 싶어 한다. 특히 수급자격 100% 들어맞는 E 씨가 제일 갈망하고 있다. 아쉽게도 회사측은 아직 우리 회사가 들여오기엔 이른 복지라고 하며 거부했다. 디자이너들은 그 말을 듣고 '이게 무슨 회사가 해주는 복지냐 나라에서 해주는거지', '분명히 수급자격이 되는데 신청을 못한다니 너무 아쉽다' 라며 카톡방에 말이 많아졌다. 특히 E씨가 제일 아쉬워했다. 나는 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혼자 싸움을 해왔기 때문에 E 씨의 마음에 너무나 공감했다. 안 그래도 대표님의 날이 선 말투 때문에 디자이너 모두 회사에 부정적인 측면이 생겼는데 왜인지 모르는 공제 가입의 거부 때문에 더 악화됐다. 다행히 우리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대리님과 면담으로 조금 마음이 풀렸다. 이 공제에 대해 한 번 더 어필을 해보겠다고 대리님이 말하셨다. 권고사직으로 퇴사하게 되어 나도 신청자격은 있지만 공제가입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래도 열심히 회사생활할 테니 재가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초반에는 회사의 좋은 부분만 보였는데 좀 다니다 보니 안 좋은 부분도 보이게 된다. 어떻게 보면 내가 편해져서 더 좋은 상황을 요구하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곳에 다니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순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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